물결처럼 번지는 감정의 잔상에서, 박정임은 사진을 하나의 ‘기억의 감각기관’으로 작동시킨다.
그에게 사진은 사건을 재현하는 매체가 아니라,
이해받지 못한 말들이 흩어져 머무는 장소이며,
스스로 말이 되지 못한 채 감정의 표면에 남은 감각의 입자들을 포착하는 일이다.
이 전시는 특정한 서사를 말하거나 어떤 의미를 주장하지 않는다.
오히려 말을 삼킨 침묵의 틈 사이로 관람자의 감정이 잔물결처럼 울리도록 기다린다.
작가의 사진들은 기억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감각을 향해 열려 있는 비문장적 시(詩)이며,
박정임은 그 낱말 사이에 감정을 숨기듯 꺼낸다.
그 침묵과 여백은 곧, 사진이 감정을 다루는 가장 정직한 방식이기도 하다.
○ 전시명: 《사랑한다고 말했잖아》
○ 전시기간: 2025. 11. 6. - 11. 19.
○ 관람시간: 화~토 11:00 ~ 18:00 (입장마감 17시 30분)
○ 관 람 료: 무료